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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방송 중인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은 ‘불혹한 맞이한 로코퀸’ 공효진의 탁월한 선택이었다.

우려감을 불식시킨 '공블리' 공효진의 선택



로코퀸 공효진이 '동백꽃 필 무렵'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 드라마에서 공효진은 작은 바닷가 마을인 옹산에서 첫 사랑의 아이를 홀로 낳아 

키우는 미혼모 동백으로 나오는데요. 까멜리아라는 술집을 운영하는 마을의 절세 미녀로 

동네 아낙들에게는 미운털이, 동네 아저씨들에게는 옹산의 여왕으로 불리는 유명한 캐릭터 입니다.

여기에, 동백이를 향해 돌직구가 아닌 투포환 급의 사랑공세를 퍼 붓는 순정남 용식의 역할로  

강하늘이 출연해 공효진과 환상의 케미를 보여주고 있지요.


사실, 이 드라마가 방송 되기 전에는 별로 큰 기대가 안되었던게 사실입니다. 

아시다시피, 공효진에게 착하고, 사랑스러운 미혼모 역할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07년, 장혁과 함께 출연한 MBC '고맙습니다'에서도 에이즈에 걸린 어린 딸을 키우는 순박한 섬처녀를 연기한 적이 있었지요. 거기에다 출연하는 드라마마다'공블리'란 애칭으로 불리우며 로맨스물 여주인공을 연기한 공효진의 작품선택이 이번에도 너무 안정적인건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들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동백꽃 필 무렵'은  이런 우려감을 한방에 불식시키는 드라마였습니다. 

1회부터 4회까지 본 결과, 대본이면 대본, 연기면 연기, 연출이면 연출 무엇하나 흉 볼것 없는 작지만 잘 만들어진 탄탄한 드라마란 생각이 들더군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의 향연.




우선, '웅산'이라는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펼쳐지는 순박하지만, 사랑스러운 캐릭터들로 가득한 이 드라마엔 한국 드라마의 기본 옵션으로 반드시 갖춰야 할 막장스러운 악역이 등장하지 않습니다. 

동백을 질투하는 시골 아낙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그녀들의 역할이 막장스러운 악역이라기 보다는 극의 전개를 풍성하게 만들고, 작품의 톤을 더욱 인간미 넘치고 사랑스럽게 보여주는 감초들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각기 가진 캐릭터들도 분명하고 배우들도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찰떡 같이 소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인물, 바로 동백을 짝사랑하는 직진남, 황용식 역을 맡은 강하늘의 연기 입니다. 아마 이번 드라마를 통해 차기 로맨티스트 황태자로 강하늘이 유력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동백에 대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그녀를 위해서라면 목숨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는 강하늘의 연기는 동백이란 캐릭터를 한 층 더 빛나게 하고 있습니다. 



스릴러가 가미된 로맨스.




공효진의 안목에 가장 놀란 것은 바로 그녀가 선택한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였습니다.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도 밝혔듯, '동백꽃 필 무렵'을 선택한 이유가 "대본의 퀄리티가 너무 좋았다"라고 했는데요. 

실제, 이 드라마는 동백을 향한 융단폭격 같은 용식의로맨스를 기본으로 끌고 가되, 까불이란 연쇄 살인범의 스릴러적 내용을 가미한 독특한 로맨스 드라마입니다. 물론 이전에도 로맨스와 스릴러가 조합된 드라마는 많이 있었지만, 그 이음새가 억지스럽거나 작의적인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 드라마는 동백과 용식의 사이를 더욱 가깝게 만들어 주는 장치로 스릴러 요소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으며, 자칫 지지부진한 사랑싸움으로 전개될 우려가 있는 로맨스물에 '까불이'란 연쇄살인마를 끼워 넣음으로써, 극적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질적인 요소가 잘 가미되려면 대본을 쓰는 작가가 캐릭터나 사건 설정을 초반에 잘 설계해야 가능한 건데요. 그런 부분에서 살펴 보자면,'동백꽃 필 무렵'은 굉장히 훌륭한 대본으로 이후 시청자들에게 각인될 확률이 높아 보입니다. 



'불혹의 나이를 맞이한' 로맨스 퀸.. 






제 기억이 맞다면, 공효진도 이제 40에 들어선 중년 여배우입니다. 외모만 보면 전혀 나이를 가늠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유지하고 있긴 합니다만, 스스로도 이젠 '공블리'란 애칭에 솔직히 부담을 가지고 있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이 드라마가 방송되기전까진, 또 로맨스냐며, 지겹다는 악플도 눈에 간간히 띄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연쇄 살인마의 

목격자로 낙인찍혀 장사가 되지 않자, 사람들에게 제발 나 좀 내버려 달라며, 그냥 우리 애기랑 잘 살 수 있도록 내버려 달라고 울며 사정하는 미혼모의 연기를 보면서, 저 역할을 공효진이 아니면 누가 소화할까 싶더군요. 사랑스럽지만, 아픈 과거가 있는, 

복잡한 내면연기가 필요한 동백이란 여자는 공효진 연기 필모에 안일한 선택이 아니라, 과감한 도전이었다고 말해 주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