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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방송 중인 드라마

‘호텔 델루나’ 가 ‘아이유 팬’들만을 위한 드라마로 남지 않으려면....

‘호텔 델루나’ 가 ‘아이유 팬’들 만을 위한 드라마로 남지 않으려면....



<내 여자 친구는 구미호>의 신민아, <환상의 커플>의 한예슬, <최고의 사랑>, <주군의 태양>의 공효진. 지금까지 홍자매와 작업해서 찰떡 케미를 자랑했던 여배우들이다. 이중 환상의 커플에서 나상실을 맛깔나게 연기한 한예슬의 경우 이 드라마 이후 인생역전에 가까운 전성기를 맞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처럼, 홍자매는 만화적인 발상과 독특한 캐릭터로 특히나 여자 배우들과의 찰떡 케미를 과시하며 승승장구 해왔다. 최근에 <화유기>의 이승기처럼 남자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독특한 여배우 캐릭터를 내세워 성공한 드라마가 더 많다. 그런 홍자매가 이번에 선택한 배우는 바로 아이유다. 아이유가 홍자매의 작품을 선택했다고 하는 편이 더 맞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아이유 사진




‘독특함’ 면에서 보자면 첫 방송에서 장만월을 연기한 아이유의 모습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얼음장같이 차가운 면모. 그 뒤에 숨겨진 가슴 아픈 사연을 품고 있는 여자. 거기에 죽은 물귀신과 담력 있게 돈 거래를 미끼로 대신 복수에 나서며 장총을 쏘는 모습하며, 구찬성(여진구 분)에게 귀신을 보게 하는 능력을 선사하고 물건을 자유자재로 허공에서 돌리며 칼에 찔려도 절대 죽지 않는 불사조의 모습까지.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신비한 캐릭터를 아이유는 꽤 그럴듯하게 소화해 냈다. 거기에 화려한 CG까지 더해지며 첫 회부터 드라마는 시각적으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한다.

 

사실, 홍자매의 드라마에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배우는 별 의미가 없어 보이기도 하다. 홍자매 드라마 자체가 치밀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드라마가 아니고, 애드립에 가까운 콩트와 슬랩스틱에 가까운 과장된 행동을 통해 드러나는 유머 등으로 극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사실 이들 드라마의 구조적 측면을 보자면, 허술한 구석이 많지만, 그럼에도 홍자매는 독특한 설정과 캐릭터로 그 빈틈을 채운다. 

 

물론 홍자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연기가 형편없었다는 뜻은 단연코 아니다. 그저 만화같이 과장된 캐릭터에 의존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배우의 외적인 모습 또는 순발력이나 센스가 더 중요하지 않았나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아이유가 맡은 호텔 델루나의 장만월은 지금까지 홍자매 드라마의 그 어떤 여자 캐릭터들보다도 다채롭고, 특별하며, 개성 있어 보인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 되기도 전에, 아이유는 본인이 가진 유명세로 그 화제성을 입증했고, 반신반의해 하는 시청자들에겐 미모를 마음껏 발산하는 의상과 분장으로 장만월이란 독특한 캐릭터의 탄생을 알렸다. 


아이유 연기에 대해 호불호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그만큼 이 드라마는 아이유의 스타성과 화제성에 상당부분 기대어 가는 방식을 택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CG의 퀄리티가 꽤나 높고, 거기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다는 점이다. 하지만 아이유란 스타를 내세워 시각적 즐거움에만 기댄다면 이 드라마는 더 이상의 시청층 유입 없이 아이유 팬들만을 위한 드라마로 남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분명한 것은 아이유가 이전 홍자매의 드라마에 나온 그 어떤 여자 주인공들보다 강력한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시대의 아이콘이란 점이다. 


이제 막 시작 된 드라마라 앞으로의 이야기 전개가 어떻게 흘러갈지 쉽게 예단할 순 없다. 다만 초반 1,2부에 보여준 시각적 즐거움만큼 흥미롭고 개연성 있는 이야기 전개가 앞으로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는 점이다. 살짝 불안한 점은 홍자매가 미리 밝혔듯 이 드라마가 <주군의 태양> 초기 기획안이라고 한 점이다. 그래서인지 이 드라마에는 <주군의 태양>과 비슷한 설정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다른 드라마가 떠오른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거기에 대한 내용은 깊이 다루지 않겠다) 


앞으로의 이야기가 새로움 없이 이전 드라마와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아이유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유가 무색해질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이왕 아이유의 화제성과 스타성에 기대기로 결심했다면, 스토리 측면에서 확실히 <주군의 태양>과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어야 할것으로 보인다. 


잘 짜여진 스토리에 화려한 CG, 거기에 만화책에서 갓 튀어 나온 듯한 아름다운 아이유까지.... 환상의 쓰리콤보를 선사한다면 호텔 델루나의 성공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과연, 아이유와 홍자매의 찰떡 케미는 성공할 수 있을까?